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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엔믹스 - Roller Coaster (Inst.)>










 지도에서 간단히 검색을 끝낸 윤기는 근처의 꽃 박람회를 발견했다. 이런 건 어떻습니까. 한 번도 안 가봐서 잘…. 저도 안 가봤는데. 둘이 가면 좋겠군요. 윤기는 작은 미소를 흘리며 핸들을 틀었다. 지민은 차가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순간부터 설렘을 감추지 못하다, 장소에 도착해서는 커다란 탄성까지 터뜨리며 좋아했다.



“와아, 너무 예뻐요. 꼭 동화 속 같아요.”



 야외정원과 돔을 따로 지어 실내정원으로 구성된 박람회는 싱그럽고 푸르렀다. 노랑, 파랑, 분홍. 색채 만발한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게 무지개처럼 채웠다. 지민의 말마따나 엘프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동화 같은 게, SNS 커플 여행장소로 손 꼽히게 떠오른 곳다웠다.


 감탄하는 박지민 옆에서 민윤기는 다른 감탄사를 내뱉었다. 무슨 인간이, 씨발 이렇게 많아? 지금 제 두 눈으로 보는 게 현실인가 싶다. 서울 어딘가에 운석충돌이라도 해서 다 피난이라도 왔나. 감수성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모든 꽃을 잡초로 보는 윤기에게 이 장소는 인간 지옥과도 같았다. 어차피 귀한 꽃쯤이야 본가 정원에 가면 우수수 꽂혀있다. 그마저도 잡초 보듯 눈길도 주지 않는 게 평소 그의 태도였으니, 이 곳을 돌아다니는 건 민윤기 사전에서 미치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저 윤기 씨, 감사해요.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윤기 씨가 아니었으면 평생 못 와봤을 거 같아요.”



 그러나 가끔 예외는 발생한다. 윤기는 조심스레 인사해오는 지민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어차피 그도 꽃을 보러 오지 않았는가. 평생을 찾던 향이 나는 꽃. 그 꽃이 좋아하니 이 지옥쯤이야 버틸 수 있다. 



“뭘요. 저도 오고 싶었는데.”



 천연덕스럽게 거짓을 내뱉으며 윤기가 손을 뻗었다. 지민이 의아하게 그 손을 바라본다.



“사람이 많다 보니 곁에 있는 것만으로는 케어가 부족할 것 같네요. 아무래도 신체적 접촉이 있다면 케어 효과가 더 좋아서.”

“아!”



 개구라다. 사실 우성 알파의 특성상 집중만 한다면 접촉은 필요 없었다. 그러나 지민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끄덕거리며 냉큼 윤기의 손 위로 살포시 손을 얹었다. 이게 일이니까 해야지! 하얗고 커다란 손에 지민의 손이 폭 담긴다. 이제 더 전달이 잘 되나요? 네, 그런 것 같네요. 평소 같은 공간 속 멀리 떨어진 페로몬에도 치를 떨던 민윤기가 빙긋 웃는 낯으로 닿은 온기를 감싸 쥐었다.


 윤기는 제 손안에 들어온 온기를 느끼며 과거를 회상했다. 너 왜 다 작아. 손도 작고 여기도 좁고. 그때도 귀여워하며 손가락을 물고 빨았었는데, 그 손이 막상 지금 보니 더 작았다. 감촉은 여전히 똑같이 말랑하다.


 윤기는 웃는 낯으로 먼저 발걸음을 뗐다. 지민 씨가 가고 싶은 곳 먼저 가요.









 맹세코, 지민은 태어나 이토록 생동감 넘치며 아름다운 곳은 처음이었다. 실내정원 속 알록달록한 꽃 사이 영화 테마에 맞춰 제작된 조형물들에서 눈을 떼질 못했다. 정원을 거니는 내내 탄성이 끊이질 않았다. 이거 보세요! 우와아. 와아. 너무 예쁘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것들을 쪼그려 앉아 자세히 보기까지 한다. 윤기는 그때마다 얌전히 지민의 곁에 선 채 기다려주거나 발걸음 속도를 늦춰 같이 걸어주었다. 그러네요. 신기하게 생겼네. 아까 본 거 아닌가. 최대한 성의 있는 말들을 끄집어내며 윤기 역시 집중했다. 꽃에 집중하는 지민에게로만.


 지민은 문득문득 자신의 뒤통수에 닿는 시선을 느꼈다. 착각이겠거니 했는데 닿는 빈도수가 높았다. 누가 날 보나? 시선을 쫓아 뒤를 돌아보니 윤기와 눈이 마주쳤다. 왜 꽃을 안 보시고 날…? 지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렇게 예쁜 꽃들이 널려있는데 윤기는 틈 한 번 주지 않고 지민만 바라본다. 사뭇 당황하여 주변을 슥 둘러보는데, 그 풍경에서 지민은 답을 찾았다.



“유준아 집에 언제 갈 거야?”

“아빠! 카메라 내리지 마! 나 바루랑 찍어야 돼!”



 피곤에 찌들은 학부모가 곰 모형과 아들의 사진을 애써 웃는 얼굴로 찍어주고 있었다. 무척이나 지루해 보이는 얼굴은 딱 죽기 직전이었다. 그 장면을 본 뒤 윤기를 올려다본 지민은 허옇고 무표정한 얼굴에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앗. 지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진다. 지민이 벌떡 일어났다.



“그, 너무 제가 혼자만 신났죠. 윤기 씨는 혼자 두고….”



 머쓱해진 나머지 뒷목을 작은 손이 문지른다. 하얀 목에 닿는 손길로 윤기의 시선이 닿았다 떨어진다. 윤기는 안심하라는 듯 작게 웃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요. 재미있는데.”

“…그렇게 말씀 안 해주셔도 돼요. 윤기 씨는 계속 조용하셨던 거 알아요.”

“그건 원래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 그런 건데.”

“…윤기 씨는 정말 착하시네요.”



 윤기가 잠깐 멈칫하더니 재미있다는 듯 실실 웃는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네?”

“제가 착하다고?”



 지민이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순순히 끄덕인다. 착하다는 말이 아니면 어떤 말로 표현하겠는가. 고작 치료사일 뿐인 자신한테도 이렇게나 잘해주는데. 윤기는 지민을 보며 실실 웃던 표정을 가다듬고는 헛기침을 했다. 자주 듣던 말이 아니라 그래요. 지민 씨한테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네요.



“저쪽으로 가면 곧 끝인데. 마저 가볼까요?”



 윤기가 발걸음을 옮기려 한다. 그러나 지민이 어쩐지 머뭇거린다. 그리고는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이내 한 발자국 물러나며 말했다.



“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슬쩍 눈치를 보더니 빠르게 걸어간다. 천천히 다녀와도 돼요. 윤기는 지민이 사라지는 뒷모습을 응시하다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그의 세상 속 모든 색들이 죽었다. 꽃이 없는 꽃 박람회는 잡초 무덤으로 변했다. 오색의 빛을 뽐내는 꽃은 그에게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했다. 윤기는 지민이 보고 있던 화단에 시선을 던졌다. 저딴 게 뭐라고 지민은 하나하나 관찰하며 눈을 보석처럼 빛냈다. 참 신기하단 말이지. 윤기는 혀로 볼을 쓸었다. 이 잡초들은 지민과 있는 순간만 윤기에게 값어치가 생겼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민이 활짝 웃으며 좋아할 때마다 단 향이 슬금슬금 새어 나오기 때문이다. 살랑살랑 건너온 시트러스 향은 은은하게 윤기의 주변을 맴돌았다. 지민의 기분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이라, 딱 윤기만이 느낄 수 있는 거리였다. 이런 건 생각 못했는데. 꽤 괜찮군. 매우 만족스러웠다.


 거기다 마음껏 지민의 향을 들이마시며 조그만 얼굴까지 마음껏 볼 수 있었다. 어차피 꽃에 정신이 팔린 지민은 윤기가 자신을 어떤 눈빛으로 보고 있는지 추호도 알지 못했다. 목선이 얇네. 선이란 선은 다 얇은가. 허벅지는 그래도 꽤 잡혔는데. 살이 죄다 거기로 가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윤기의 눈길이 지민의 모든 곳에 닿았다 떨어졌다. 그러나 웃긴 게, 몸은 알파를 홀리게 만들면서 행동은 하나하나 애 같았다. 새로운 꽃이 나오면 팔랑거리며 발걸음이 바빠지고, 하나하나 입을 벌리며 좋아한다. 그런데 그게 나쁘지 않다. 꽤 귀엽네. 내 취향이 원래 이랬나? 쿨하다 못해 서로에게 무관심한 관계를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마치 개조 당하는 것 같다. 


 윤기는 지민을 떠올리며 방금 떨어진 시트러스 향이 그리워졌다. 지금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귤향이 그때처럼 쏟아진다면? 그 언젠가 만끽했던 폭발하듯 싱그러운 귤향을 떠올리니 입에 침이 고이는 것만 같았다. 슬슬 산책을 끝내고 싶어졌다.


 그가 그런 음흉한 생각이나 하고 있을 무렵 저 멀리서부터 지민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그물로 귤이 알아서 데굴데굴 굴러 들어온다. 기특하게도. 씨익 웃은 윤기는 느긋하게 일어나 지민에게 손을 까딱 흔들었다. 왔어요?



“하아, 오래, 기다리셨죠.”

“왜 뛰어왔어요. 걸어오지.”



 아주 먼 곳이라도 다녀온 것마냥 지민이 헐떡였다. 윤기는 재촉 없이 지민이 숨 가라앉는 순간을 기다려주었다.



“그게, 사실요.”



 지민이 조심스레 등 뒤에 감췄던 손을 꺼냈다. 윤기가 실컷 주물렀던 작은 손에는, 푸른 장미 한 송이가 들려있었다. 푸르른 꽃을 내미는 두 뺨이 발간 소년. 윤기는 꽃에 눈길을 두길 잠시 지민을 빤히 응시했다. 조금 멋쩍은지 통통한 입술이 서서히 벌어진다.



“윤기 씨가 이런 곳을 데려와 주기도 하셨고, 그리고 또 저도 앞으로 잘 부탁하는 의미에서….”

“…….”

“별 거 아니지만, 이거라도 선물로 드리고 싶어요.”



 필시 돈이 많을 윤기에게 이런 꽃 한 송이쯤은 하찮은 종류일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먹고 살기 바쁜 박지민이 이런 한가한 여유를 누리기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가벼운 말 한 마디에도 웃어주는 윤기라면 이런 선물이라도 주고 싶었다. 지민이 무표정한 윤기를 흘끔 보더니 떠듬떠듬 덧붙였다.



“그리고…이 꽃이랑 윤기 씨 향이랑 잘 어울리는 거 같아서요.”



 파란 장미 꽃을 본 순간 저도 모르게 윤기의 얼굴과 함께 맡아봤던 그의 향이 떠올랐다. 하얀 그 얼굴은 가끔씩 굉장히 서늘한 빛을 띠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면 조용한 미소를 보여준다. 지민은 윤기가 오해를 많이 받았으리라 생각했다. 착하신데 분위기가 냉랭해서 가끔 오해를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 다정하신 분인데. 생각하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파란 장미꽃을 계산대 위에 올려놓고 난 뒤였다.


 지민이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뺨을 붉혔다. 마지막 말은 하지 말걸 그랬나? 꽃이랑 닮았다는 건 불손한 의도를 지닌 사람 같나. 고민하는 그 찰나 윤기가 느리게 입술을 뗐다.



“아주…상상치도 못했는데.”



 그의 눈길은 꽃이 아닌 지민의 얼굴에 콕 박혀있었다. 한층 더 짙고 집요해진 빛이다. 조금 전 뒤통수에 닿았던 빛과 비슷하기도 하고. 지민이 움찔하며 제 얼굴에 뭐가 묻었나 생각할 즈음, 윤기의 눈이 가로 접히며 휘었다.



“예쁘네.”



 고운 미소를 짓는 얼굴과 눈빛이 기묘하게 어울리지 않았다. 윤기는 지민에게만 시선을 콱 박은 채 말했다.



“마음에 들어요. 제 취향입니다.”



 고마워요. 소중히 잘 간직할게요. 지민이 안심하며 밝게 마주 웃는다. 아주 다행이에요! 이어 윤기에게 손을 착 뻗는다. 윤기가 제 앞에 내밀어진 작은 손을 바라보기만 하니 지민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손 잡아야죠!”

“…….”

“코스 마저 남았는데….”

“그렇네.”



 윤기는 낮은 웃음소리를 흘리더니 지민이 내민 손을 꽉 잡았다.



“끝까지 가봐요. 따라 갈게요.”



 왜 조금 더 손에 힘이 들어간 것 같지? 지민은 원인을 알지 못했으나 금새 앞을 향했다. 아직 길이 남아있었다. 화려한 장미 꽃이 심어진 꽃길을 두 사람이 밟고 걸어갔다.







***





 박람회를 나와 차로 귀환하니 해는 지고 밤이 찾아와있었다. 지민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7시 30분. 케어가 끝나도 한참 전에 끝났을 시간이다. 지민이 하나하나 발걸음을 멈춰가며 구경한 탓에 많이 늦춰진 것이다. 이대로 케어가 끝나도 되는 건가? 지민은 곰곰이 센터에서 받은 설명서를 떠올려보았다.



“하아….”



 운전석에서 핸들을 잡은 윤기가 인상을 쓰며 긴 숨을 내뱉었다. 그는 누가 봐도 두통이 오는 표정으로 미간을 좁히며 손으로 이마를 꾹꾹 눌렀다. 지민이 놀라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괜찮으세요?”

“몸이 조금 안 좋아서….”

“몸이요? 몸이 갑자기 왜….”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페로몬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 그럼 어떡해야….”



 약국이라도 다녀올까요? 허둥지둥 지민이 안전벨트를 풀고 내리려 하니 윤기가 지민을 덥석 붙잡았다. 아픈 환자같지 않은 악력이었다.



“그냥 같이 있어줘요.”

“…네?”

“지민 씨랑 같이 있으면 그게 치료제고 안정제입니다. 같이 조금만 더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은데….”



 윤기가 말끝을 흐린다. 하아. 스스로를 다스리려는 듯 다시 긴 한숨을 내뱉는다. 그게 무척이나 아픈 모습처럼 보였다. 지민이 입술을 꼭 깨물었다. 아. 역시 그게 문제였다. 윤기 씨는 환자인데. 제가 생각이 짧았다. 내가 돌봤어야 했는데, 노는 거에 정신이 팔려서. 지민은 신이 나서 윤기는 뒷전으로 미룬 자신을 후회했다.


 윤기는 심각해지는 지민의 얼굴을 살피며 괜찮다는 듯한 표정을 만들어 보였다.



“물론 지민 씨한테는 무리가 되는 부탁이라는 거 압니다. 밤 늦게 알파와 같이 있는 게 불편할 테니까요. 그래도 이 정도면 그럭저럭 버틸 만 합니다. 잠시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 집으로 데려다 드리죠.”

“아뇨! 그런 문제는 괜찮아요. 윤기 씨는 제가 돌봐야 할 환자이신데. 제가 미리 챙겨드려야 했는데, 죄송해요.”



 지민이 결연하게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여기서 페로몬 치료를 하면 되나요?”

“차는 아무래도 공간이 좁아서….”



 윤기가 잠시 말을 끊고는 이었다.



“근처 가까운 호텔로 가면 될 거 같은데.”

“네! 좋아요. 어서 가요.”



 지민이 착 안전벨트를 둘러맨다. 아주 재빠른 몸짓이었다. 윤기는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지민을 보며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지민이 보지 못하는 사이 그의 입매가 잠깐 말려 올라갔다 내려온다.


 박람회의 주차장에서 손 꼽히게 비싼 차가 매끄럽게 출발하여 호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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