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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슈짐] 잭팟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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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너드커넥션 - 사랑을 닮은 이유로>






 평생 몰랐을 영화의 뒷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어떨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동화 속 주인공이 급성 폐렴에 걸려 사망한다거나, 국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결혼한 공주와 왕자 커플이 맞바람을 피고 이혼했다거나. 태형에게 몰랐던 이야기를 들은 후 지민이 느낀 심정이 그러했다. 허. 지민은 헛웃음을 흘렸다. 기가 막혔다. 어떻게 이 사실을 나만 몰랐을 수 있나.


 복잡한 감정이 지민의 안에서 휘몰아쳤다. 민윤기가 왜 그랬는지에 대한 납득. 갑갑증이 해소되는 것과 동시에 허무함이 몰려왔다. 몇 년 동안 민윤기한테 쏟아낸 길 잃은 분노와 원망은 어떻게 되는 건데? 그러다 돌아오기만 하면 뭐든 다 잘하겠다고 용서하고 뒤채던 마음들은? 모든 게 부질 없게 됐다.


 내가 그렇게나 걱정됐던 거야, 유모? 나 이제 진짜 많이 컸는데. 그러나 지민은 원망할 대상도 없었다. 이미 죽은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랴. 사실 유모가 죽지 않았어도 할 수 없다. 민윤기가 떠나고 8개월이 지났을 즈음. 유모는 마지막으로 눈을 감기 직전까지, 아니 눈을 감아서도 지민만을 걱정하고 사랑했다. 도련님이 태어나주셔서 제 인생은 축복이었어요. 감사했습니다. 지민이 태어난 가문을 위해, 박지민을 위해 헌신만 하다 떠난 사람에게 왜 내 인생을 이렇게 망쳤어요? 하고 원망을 퍼부을 만큼 지민은 모진 사람이 못 됐다.


 이제는 민윤기를 원망할 수조차 없다. 과거에 품은 감정들은 죄다 부질없는 것들이다. 목숨까지도 버리고 싶게 만든, 그 지옥 같은 과거로 다시 걸어 들어간 남자다. 오로지 자신과 다시 만나기 위해서. 안전하게 지켜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대체 민윤기는 어떤 마음으로 유모에게 헤어지란 말을 듣고 알았다 답했으며, 떠났을까?


 민윤기의 심장이 가늠이 되질 않는다. 무슨 마음으로 그 지옥을 견뎠을까. 이것만 견디고 박지민에게 돌아가야지. 이걸 다 이루면 박지민을 봐야지. 맙소사. 경멸과 분노만 남은 전애인만을 위해 민윤기는 기꺼이 헤쳐 나왔다. 미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멜로 영화의 주인공이 내 구남친이라니. 얼굴도 주인공감이긴 한데 이렇게 서사마저 주인공이 되길 바란 건 아니었단 말이에요.


 퍼즐이 맞춰지니 모든 게 이해됐다. 민윤기가 갑자기 돈을 몽땅 들고 튄 이유. 박지민을 떨어뜨려놓을 자신이 없어서 그런 거다. 매정하게 얼굴 보고 네가 이제 싫으니 꺼지라고 할 용기가 없어서. 민윤기는 진짜로 쉴 틈 없이, 단 한 순간도 놓지 않고 박지민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렇게 매정하게 말할 수가 없던 거다. 그 상황에서 유모의 유언을 들어줄 수 있는 가장 효과 좋고 빠른, 실천 가능한 방법을 택했을 뿐이다.


 웃기게도 그렇게 떠난 주제에 돈은 또 돌려줬다. 유모의 장례식. 온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몇 명이 방문했었다. 그 무리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봉투에 일정한 금액을 넣었다. 비슷한 필체로. 당시 정신 없는 지민 대신 부조금은 태형이 관리했기 때문에, 박지민은 추호도 생각하지 못했다. 태형이 주절주절 떠들어 알게 됐다.


 그때 생각해보면 이상했어. 대충 아는 사람들이 보내기에는 금액들이 너무 큰 거야. 근데 최근에 윤기 형한테 돈 받으면서 보니까 가방에 들어있는 종이가 들어있었거든? 그때 받은 부조봉투랑 필체가 똑같더라고. 그거 존나 수상해서 내가 기억하고 있었지! 진짜 나 기억력 대단, 아 아니 나도 안지는 얼마 안 됐어…나 이제 아는 거 진짜 다 말했어 짐나….


 처음 알게 되고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멍만 때렸다. 태형의 호텔에 대자로 뻗어 씨발, 그게 진짜라고? 그게 실화야? 그게 내 형편없는 로맨스였다고? 라고 주절거렸다. 민윤기 왜 말 안 했어? 이 나쁜 놈아! 아냐 민윤기도 피해자인데…. 홀로 벽을 보고 외쳐대는 지민은 반쯤 정신이 빠져 보였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며 머릿속이 정리가 됐다. 사실 정리가 된 건 아니고 충동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야 할 것만 같았다.


 벌떡 지민이 일어났다. 밤에 활동 시작하는 좀비 발견한 것마냥 태형이 흠칫 놀랐다. 뭐, 뭐야!



“태태 나 간다.”

“엥? 갑자기? 어디로?”

“한국.”

“거긴 왜?”



 들려야 될 곳 생각남. 지민은 고대로 가방을 챙겨 태형의 호텔을 나왔다. 그리고 꽤나 먼 비행을 통해 마침내 도착했다. 그 비행이 몇 년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반지하 셋방. 민윤기와 단란하게 살던 그 집으로.



“오랜만이네.”



 그대로 남은 반지하 집은 관리되지 않은 티가 역력했다. 수없이 많이 꽂혀져 있는 우편물을 훑고 열쇠를 꽂았다. 철컥. 문을 열고 들어가니 먼지만 뿌옇게 쌓였을 뿐 깔끔한 집이 나온다. 아직까지도 박지민과 민윤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도 당연하다. 유모가 죽기 직전까지 민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아무것도 버리지 못했고, 그 이후로는 민윤기의 모든 흔적을 피해 도망치듯 이 집을 버리고 위험한 판에 끼어들어 온갖 보석과 돈을 털었으니까.


 지민은 신발장 곁에 놓인 작은 고양이 피규어와 스노우볼을 훑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거 제가 형 주려고 직접 만든 거예요. 당당하게 내민 선물에 민윤기는 뭘 이런 걸 힘들게 만들었냐, 이런 거 만들어봤자 결국 인력낭비다 재수없게 떠들었다. 이씨. 그럼 받지 마요. 다시 회수하려니 그래도 만들었으니 제 선물 아니냐며 냉큼 뺏듯 가져갔다. 귀엽게 생기긴 했네. 근데 나 다른 것도 더 받고 싶은데. 그리고는 지민을 밤새도록 침대에서 놔주질 않았다. 알고 보니 나중에는 직접 스노우볼을 청소까지 하며 관리했다. 네가 준 건데. 대충 굴리면 쓰나.


 지민은 옷장의 문을 열었다. 윤기가 지민에게 선물해준 목도리도 그대로였다. 켁! 뽀얗게 쌓인 먼지에 기침이 터져 나온다. 이것도 아직 있네. 지민이 옷장 구석 안에 처박혀있던 커플모자를 발견하고 탁탁 털었다. 머리에 쓰니 여전히 꼭 맞았다.


 두 사람의 모든 흔적을 품고 있는 집은 변한 시간이 없는 듯, 여전히 한창 연애중인 그 때다. 지민은 본격적으로 소매를 걷고 청소를 시작했다. 오래되고 못 쓰게 된, 필요 없는 낡은 것들을 버렸다. 소란스러운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는 것처럼.


 식탁에 올려놓은, 멈춘 시계의 약을 갈았다.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흐른다. 멈춘 지민의 시간도 마침내 똑딱 움직인다.











 일상이라는 게 지민의 인생에서도 자리잡았다. 마치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고 평범하다. 택배로 생활용품들을 주문하고, 청소와 빨래를 하고, 요리를 하고. 물론 쉽진 않았다. 청소와 빨래, 요리조차 민윤기가 다 했으니 가끔씩 설거지나 하던 박지민에겐 난이도가 높은 것들이었다.



“악!”



 베이컨 계란말이가 처참히 뭉개진다. 지민이 뒤집개로 계란말이를 퍽퍽 때렸다. 타지마! 타면 안돼! 그러나 이미 밑바닥이 시커멓게 눌러 붙었다. 으아아. 허둥지둥 물을 받아 프라이팬에 들이붓는다. 지민은 이미 생을 마감한 계란말이에 눈썹을 축 떨구고 배달 어플을 열었다. 오늘도 김치볶음밥이구나….


 그리고 채 5분도 되지 않아 초인종 벨이 울린다. 지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방금 전에 시켰으니 가게에선 불도 올리지 않았을 텐데. 의아해하며 후다닥 달려나갔다. 치워야 할 게 산더미다. 배달이 왜 이렇게 빨리 온, 으앗! 그리고 문을 여니 그 앞에는.



“신데렐라 찾으러 왔어.”



 민윤기가 있었다. 싸한 침묵이 복도에 내려앉는다. 이 구남친은 언제나 갑자기 등장하는 게 특기다. 지민은 그대로 굳어 멈칫했다. 민윤기는 그 사이를 놓치지 않고 능청맞게 말문을 열었다.



“유리구두 놓고 갔더라. 그거 꽤 비싼 건데.”



 윤기가 지민의 손에 보석을 쥐어준다. 그러더니 자연스럽게 집안을 흘끔 본다. 연이어 아주 물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신발을 벗고 지민의 손에 들린 뒤집개를 뺏어 조리대 앞으로 간다. 잘 정돈된 수트 소매를 올린다.



“계란말이 하려던 거야?”

“뭐예요?”

“밥 먹으려던 거잖아. 해줄게.”

“그건 놔둬요. 형이 할 일 아니니까.”

“간단한 거야.”



 익숙하게 냉장고를 열어 계란을 꺼내고 톡 깨뜨린다. 전혀 신경 안 쓰는 것 같은 행동의 연속이다. 지민은 팔짱을 낀 채 어디 해보라는 듯 민윤기의 등을 빤히 응시한다. 시선이 닿는 게 분명 느껴질 텐데도, 민윤기는 모르는 척 뻔뻔하게 요리를 진행할 뿐이다.


 조리대 앞에 선 민윤기. 뒤에서 보는 등. 이제서야 낡은 반지하 셋방의 풍경이 완성된다. 그러나 지민은 여전히 과거만을 추억할 마음이 없었다.



“왜 왔어요?”

“뭐. 할 말도 있고 해서.”

“언제까지 다른 사람 보내나 봤는데 그래도 세 번 만에 직접 오긴 오네.”



 지민이 뚱하니 중얼거렸다. 몰래 사람을 붙였다는 사실에 흠칫할 만도 한데, 민윤기는 청산유수처럼 말했다.



“미안. 미행 받았을 때 좀 패놓지 그랬어. 그럼 형이 눈치채고 더 일찍 왔을 텐데.”



 수행원들이 들었다면 피눈물을 흘렸을 발언이다. 지민이 혀를 찼다. 그래도 뭐라 할 입장은 못 된다. 자신도 미행하는 수행원들을 떠나지 않으면 자수하거나 자살하겠다며 반협박으로 쫓아내긴 했으니. 그들은 찾고 있는 미친놈이나 미친놈이 찾고 있는 놈이나 똑같다며 학을 떼며 떠났다.



“이 보석은 뭐예요. 왜 날 줘요?”

”처음부터 너 주려고 했어. 가지고 싶었던 거잖아.”

“내가 언제요? 이제 필요 없어요. 도로 가져가요.”

“싫으면 다른 걸로 바꿔줄게. 뭐 가지고 싶은데?”

“와 민윤기 진짜 재벌 다 됐네. 돈이면 다 해결되는 줄 알고. 왜 아예 얼마면 나 살 수 있냐고 묻지 그래요.”

“살 수 있게 해줄 거야?”



 계란을 깨 그릇에 휘휘 젓던 윤기의 손이 멈칫했다. 윤기가 지민을 돌아본다. 저 발언이 진심이라면 차라리 좋을 뻔했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살 수 있다면. 그러나 금방이라도 쫓아낼 것만 같은 지민의 험악한 표정을 보고는 어깨를 으쓱한다.



“그런 발언하면 진심인줄 알고 자꾸 설레. 주의해줘.”

“할 말이 뭔데요. 빨리 해요.”



 농담은 청산유수처럼 흘리던 윤기가 입을 다물고 마저 요리를 한다. 달그락거리는 식기 소리만 요란하다. 지민은 윤기를 재촉하지 않았다. 마침내 접시 위로 예쁘게 완성한 계란말이가 담긴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난다. 테이블 위에 접시를 올려놓을 때까지 정적이 유지된다. 괜히 얇은 입술을 매만진 윤기가 마침내 입을 뗐다.



“하루만.”

“…….”

“딱 하루만 같이 있고 난 다음에 말하면 안 돼?”

“싫어요.”

“음. 그렇게 나올 줄 알았어.”



 윤기는 턱을 가볍게 매만지더니 대수롭지 않게 끄덕였다. 그러더니 아예 의자를 빼 아예 테이블 앞에 척 앉아버린다. 뭐야. 지민이 눈을 가늘게 좁히거나 말거나 뻔뻔하게 선언한다.



“그럼 그냥 내가 알아서 여기 있을게.”

“제 정신이에요?”

“아니. 예나 지금이나 그건 좀 없네. 생각해보니 인생에서 단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거 같아.”

“나 열 받게 하려고 여기 온 거예요?”

“그건 아니고. 대화하고 싶어서 왔어.”



 지민이 민윤기에게 단서를 흘린 건 이런 걸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 사이에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까지 지나야 완전히 박지민의 시간이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능청맞고 제멋대로인 민윤기는 이번에도 지민을 흔든다. 



“저녁까지만. 그때까지만 옆에 있게 해줘.”

“…….”

“나 얼마나 잘 질척거리는지 알잖아. 포기 안 하는 것도 알고. 한번만 넘어가줘.”



 팔짱을 낀 채 지민을 바라보는 윤기의 눈이 깊다. 오로지 박지민만을 담은 눈이다. 명품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도배하고 이제는 명예까지 얻은 남자가, 이상하게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절박해 보인다. 단 한 사람 앞에서만 이렇게 된다. 대치하며 선 지민은 결국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터뜨렸다.



“딱 저녁까지만이에요.”



 한 발자국 물러난 지민을 보며 윤기는 살았다는 듯 안도의 숨을 흘렸다. 꼭 구원이라도 받은 표정이다.



“응. 그럴게.”



 온순하게 웃는 민윤기를 보며 지민은 괜히 고개를 팩 돌렸다. 얼굴은 이 와중에 또 예뻤다. 그와 동시에 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든다.



“배달이요!”

“아, 네!”



 지민이 후다닥 달려나가 받는다. 어느새 윤기가 곁에 따라오더니 지민이 배달로 시킨 봉투를 텁 집어간다. 순식간에 도둑고양이에게 생선 뺏긴 가게 사장 마냥 지민이 어벙벙하게 눈을 끔뻑거렸다.



“그건 왜 뺏어가요?”

“집밥해줄게. 넌 잘 먹어야지.”



 이미 집까지 쳐들어와 눌러앉은 사람한테 뭘 어떻게 이기랴. 지민은 포기한 채 알아서 하라는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요. 하고 싶은 거 다 하던가요. 윤기는 그런 지민을 보며 가볍게 씩 미소 지었다. 네가 착해서 좋아.


 민윤기는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들로 요리를 했다. 지민이 대충 사놓은 채 할 줄 몰라 방치하던 것들이 드디어 제 주인을 찾았다는 듯 맛깔스럽게 변했다. 김치찌개, 계란말이, 시금치무침, 돈가스. 순식간에 정갈한 한 상이 완성됐다. 맛은 어때. 똑같네요. 그럼 네가 좋아하는 맛이겠네. 다행이다. 그렇게 말하며 윤기는 정작 지민이 대충 시킨 김치볶음밥이나 퍼먹었다. 그를 흘끔거린 지민이 결국 식기를 탁 내려놓더니 수저 한 세트와 밥그릇을 더 가지고 왔다. 양 많아서 다 못 먹으니까 형도 이거 먹어요.


 두 사람의 식탁이 완성된다. 똑같은 집과 똑같은 사람 둘. 다시는 있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장면이 리플레이 된다. 복잡한 감정에 지민은 조용히 밥만 먹었고, 의외로 윤기도 얌전히 젓가락만 놀렸다. 그리하여 식사가 마무리되니 윤기는 설거지까지 마치고 지민을 향해 말했다.



“나가서 아이스크림 먹을래? 너 좋아했잖아. 산책도 좀 하고.”



 이것 역시 예전의 일상이다. 두 사람이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보내던 시간들 중 하나. 지민은 물끄러미 윤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따질 의지는 안 들었다.


 이 날은 조금 이상한 날이었다. 이상하게 요리를 다른 때보다 더 심각하게 망친 것도 그렇고, 민윤기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타이밍도 그렇고. 이상한 민윤기한테 전염된 건지 아무래도 자신도 조금 이상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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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찐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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