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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방송에서 받은 트로피에는 마약이 발려있는 게 분명하다. 죽을 때 같이 묻어줘. 의성이 맛이 간 눈빛으로 트로피를 껴안았다. 형이 무슨 파라오예요? 그리고 그거 공동소유예요. 하준이 그를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우리 죽을 때 공동묘지 할 거라 괜찮아. 의성이 싱글벙글 웃었다. 하준이 저 형 좀 말리라며 지민에게 말을 붙이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박지민은 상태가 더 별로였다. 혼자서 천장을 보면서도 웃고, 그냥 폰을 보다가도 웃었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다들 미쳤네.”



 하준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실제로 그의 말은 맞았다. 지민은 미쳐있었다. 사랑에. 실실거리던 지민이 벌떡 일어나 외쳤다.



“저 연습실 갈게요!”



 준비한다며 방으로 들어온 지민은 숨기지 않고 방방 뛰어댔다. 어떡해! 너무 좋아!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음악방송 1등에, 짝사랑까지 이뤄지니 세상을 전부 다 가진 것만 같았다.



“음.”



 지민은 윤기와 사귀자고 말로 정의하지 않은 걸 떠올렸다. 모든 게 처음이라 명확히 알 수 없었다. 키스하면 사귀는 게 맞겠지? 사랑이라고도 하셨잖아. 으레 어린 나이에는 모든 일에 증명이 필요한 것만 같았다. 그날 일을 떠올리니 다시 가슴이 가파르게 쿵쿵거린다. 올라오는 간지러움을 참을 수가 없어서 애꿎은 베개를 퍽퍽 쳤다. 


 지민은 윤기와의 먼 미래를 그렸다. 벌써 동거까지 갔다. 한 침대에서 잠들고 일어나자마자 허리에 매달려, 뽀뽀도 하고. 밤에는 나란히 영화도 보고, 보다가 애인이니까 키스도 좀 하고. 이런저런 상상에 젖어있는 그때, 폰이 울린다. 설마! 지민이 헐레벌떡 폰을 확인했다.



[나 도윤이 형이야.]

“아….”



 아쉬운 탄식이 나온다. 윤기 형인 줄 알았는데.



[매니저님한테 연락처 받았어]

[형 잘 들어가셨어요?]

[그럼]



 지민은 예의상 열심히 대답했다. 도윤의 목적은 콜라보 작업이라고 했다. 컨텐츠 관련해서 할 이야기도 있는데.



[형이 밥 사준다고 했었잖아. 시간 괜찮으면 볼래?]



 맞다. 도윤이 그런 말을 했었다. 지민은 갈등했다. 도윤은 이미 지민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게다가 이미 한번 거절하지 않았는가. 에이. 이번 한 번인데. 마침 바쁜 음악방송 활동 기간도 끝나있었다. 지민은 긍정의 연락을 보냈다. 네, 괜찮아요. 형.


 약속이 잡힌 건 바로 다음 날이었다. 스페셜 무대 준비를 위해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을 때, 그가 방문했다. 하도윤은 뉴위크와 스태프들의 몫까지 초밥세트를 사왔다. 와, 감사합니다, 선배님. 인사하는 멤버들에게 선배같이 덕담을 몇 개 늘어놓은 그는 지민과 구석 연습실로 들어갔다. 어어, 우리 컨텐츠 관련해서 대화 나눌 게 있어서.



“형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니에요? 그냥 빈 손으로 오셔두 되는데….”

“괜찮아. 후배들 먹이고 나도 좋지 뭐.”



 하도윤이 사온 것은 유명한 집으로, 그저 후배들 먹이겠다고 사올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었다.



“신경 쓰지마.”



 하도윤은 귀엽다는 듯 지민의 머리를 가볍게 헤집듯 쓸어 넘겨주었다. 애정이 담긴 손이었다. 지민은 물끄러미 도윤을 보았다. 자신을 보는 눈빛은, 그래, 꼭 어디선가 본 눈빛이었다. 자신이 윤기를 생각하며 화보를 찍었을 때. 그때 자신도 꼭 저런 눈빛을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전부 다 이상했다. 아무도 이름 모르던 망돌 시절 다가와 말을 걸어준 것도, 흔쾌히 컨텐츠를 하자고 제안한 것도.



“그럼 이제 이야기해볼까? 그때 했던 거 시즌2로 이어서 해보는 건 어때.”

“선배님, 저…혹시요.”

“왜?”



 지민이 말을 정돈했다. 분명히 해두어야 할 것 같았다. 도윤이 이상하다는 듯 작게 웃었다. 갑자기 왜 그렇게 긴장했어. 새삼 떨리나. 여유 있는 농담을 던지던 그도 지민을 가만 들여다보았다.



“저….”

“지금 하려는 말 혹시 내 마음이랑 관련된 건가?”



 도윤은 담담하고 무던하게 말했다. 지민이 놀라 눈을 크게 열었다. 오히려 마음을 토로하는 당사자인 도윤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끄덕였다.



“알아달라고 티 낸 건데 뭐.”



 생각보다 좀 더 늦게 알아챘네. 도윤이 덧붙였다. 4살차이에는 이렇게 큰 간격이 있는 걸까? 술을 마신 뒤에야 간신히 마음을 토로했던 제 고백과 비교하면 무척이나 성숙했다. 도윤은 픽 웃었다. 언제쯤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나 했는데, 그게 오늘이 될 줄은 몰랐네. 그는 지민이 놀랄만한 소식을 하나 더 아무렇지 않게 했다.



“형은 이미 네 대답도 알고 있어. 이미 좋아하는 사람 있잖아, 너.”

“어, 어떻게…!”

“지민이 너도 티 낸 거 아니었어?”

“…….”

“난 나 차려고 열심히 그런 줄 알았는데.”

“그런 거 아, 아니었는데요?”



 당황스럽다. 아무도 모르게 윤기와 만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장님과 멤버들에게도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었다. 설마 사장님이랑 멤버들도…? 불안감이 지민을 스치고 간다. 하도윤은 심각해지는 지민의 눈빛을 보며 피식 웃었다.



“지민이 너 뭘 믿고 그렇게 솔직하게 말해. 내가 앙심 품고 찌라시라도 풀어버리면 어쩌려고.”



 협박범 같은 멘트도 하도윤이 하니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러나 지민이 말똥말똥 도윤을 올려다본다. 심각했던 눈빛이 오히려 말랑하게 풀렸다.



“형은 그럴 분 아니시잖아요.”



 나는 당신을 믿고 있어요. 순수한 믿음이 보인다. 지민에겐 그런 재주가 있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끔 했다. 이 사람을 실망시켜주지 말아야지, 같은 결심. 못 당하겠네.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마운데.”



 하도윤이 조금 씁쓸하게 웃었다. 나쁜 마음을 먹어보려고 해도 워낙 맑은 신뢰에 무언가를 할 의지도 사라져버린다. 경쟁을 할 의지조차.



“그래도 다음부터는 그렇게 다른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하면서 거절하지 마. 그냥 안 된다고 해.”



 소문이 쉽게 나도는 곳에서 꼬리표가 붙지 않으려면 주의해야 한다. 지민은 도윤의 충고에 진지하게 끄덕였다. 감사해요, 형. 순한 지민의 얼굴을 보면서 도윤은 갈등했다. 인생이 피곤해지는 길에는 끼어들지 않는 게 원칙인데.



“오지랖으로 들리겠지만, 지민이 네가 좋아한다는 사람이 그때 그 사람인 거 같던데.”



 지민이 파드득 놀란다. 그 무엇보다 확실한 반응이라서, 도윤은 입맛이 조금 썼다. 이 정도쯤은 말해줘도 괜찮겠지.



“주의해.”

“…네?”

“그런 놈들 중에 연예인은 쓰다 버린 팔찌만도 못하게 보는 놈들이 많으니까.”

“…….”

“지민이 네가 감당하기 힘든 나쁜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거야.”



 도윤은 윤기를 떠올렸다. 힘을 쉽게 휘두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실제로 도윤은 그로부터 피해를 입었다. 그가 만약 수가 틀려 지민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된다면? 지민은 자신처럼 고작 작품 몇 개 끊기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다. 실제로 그런 힘을 가진 사람들은 인내심이 그리 길지 않다는 걸 도윤도 몇몇 무리에서 어울리며 경험해 보았다.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형한테 연락해.”

“…….”

“네 말대로 형은 너한테 호감 많거든.”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형. 그렇지만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확신하네.”



 조곤조곤한 어조였지만, 확실히 선을 긋고 있었다. 지민이 굳게 끄덕였다.



“네, 무척 좋은 분이니까요.”



 지민의 눈이 그 누군가를 떠올리듯 따뜻해져 있었다. 도윤이 쓰게 웃었다. 이미 누군가로 온 마음이 꽉 찬 게 보인다. 그가 들어갈 틈은 없었다. 손을 쓰기도 전에 당한 패배였다. 도윤은 차이고 나서야 깨달았다. 자신은 생각보다 더 지민을 좋아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속이 시릴 줄은 몰랐다.



“그 사람이 너한텐 쭉 그랬으면 좋겠다.”



 아 부럽네. 이런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받을 그 사람이 진심을 다해 부러웠다. 오늘은 홀로 위로주를 들이켜야겠다.







***







 애달픈 짝사랑 끝에 맺어졌다. 무릇 사람이라면 사랑하는 연인과 하루 온종일 시간을 보내고, 입도 맞추고, 웃으면서 포옹도 하고 싶기 마련이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연습, 방송촬영, 또 촬영, 라이브방송, 사진촬영. 쉴 새 없이 몰려오는 스케줄이 지민의 발목을 잡았다. 견우와 직녀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지민은 윤기에게 솔직하게 표현했다.



[보고 싶어요.]



 지민이 힝힝 우는 시늉을 하며 눈물 셀카를 보냈다. 머지않아 답장이 온다.



[전화할까.]



 지민이 연습실을 둘러보았다. 쉬는 시간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멤버들이 퍼져있었다. 저 잠시만 나갔다 올게요. 슬쩍 말을 흘린 지민은 날래게 비상구 계단으로 향했다. 전화를 거는 손동작이 무척 신났다.



“윤기 형!”

[연습 중이니.]

“네! 잠깐 쉬는 시간이에요. 형은 뭐해요?”

[별 거 안 했어.]



 지민은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2시. 회사도 쉬는 시간이 있나?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는 아이돌은 관념이 없었다. 다행이다! 윤기와 시간이 딱 맞았다니, 이것마저 천생연분 같았다.



“근데 형 목소리 들으니까 더 보고 싶어요. 아깐 목소리만이라도 들어도 좋을 거 같았는데.”



 윤기가 헛기침을 한다. 그는 잠시간의 공백을 두고 답했다.



[보면 되지.]

“정말요? 저 그럼 또 형 집에 가도 돼요?”



 지민은 단란한 데이트를 꿈꿨다. 이번에는 자신이 요리도 하고, 영화도 끝까지 볼 거다. 액션 영화가 아닌 단란한 로맨스 영화로. 모락모락 달콤한 꿈을 꾸고 있는데, 윤기가 딱 잘라 거절했다.



[지금은 안돼.]

“왜요?”

[활동기잖아. 몸 아껴야지.]

“영화 보는데 몸을 왜 아껴요?”



 지민이 어리둥절하게 묻더니 알아서 추측한다. 아 활동기라서 피곤하다고 또 잘까 봐요? 절대 그럴 리 없어요. 저 운동도 요새 엄청 열심히 했는데! 형이랑 끝까지 다 볼 수 있어요. 영화도 형이 좋아하는 걸로 봐요. 당당하게 주장하는 지민에 윤기가 깊게 침묵한다. 이어 원인 모를 한숨이 작게 들렸다.



[…넌 왜 애가 중간이 없니.]

“네?”

[됐다. 보고 싶은 영화 알아서 찾아와. 뭐 키즈 영화 같은 것도 좋겠네.]

“키즈…? 지금 저 또 어리다고 놀린 거죠.”



 지민이 발끈했다. 윤기는 느물거리며 방어했다.



[놀리다니. 보고 싶을 수도 있잖아. 요새 애들 보는 것도 잘 나와. 그래픽 화려해서 눈을 못 떼겠던데? 사업 하나 해볼까 고민 중이야.]

“…형 진짜 이럴 때마다 얄미워 죽겠어요.”

[이젠 그런 말도 잘 하네. 다 컸네.]



 아주 기특해. 지민이 씩씩댔으나 반박할 말이 없어 입만 꾹 물었다. 그러자 나지막한 저음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웃지 마요.”

[귀여워서 웃는 거야.]



 그 말에 방금 했던 다짐도 잊고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지민이 조금 새붉어진 귀로 꿍얼꿍얼 떠들었다. 치사해요. 맨날 이렇게 꼬셔서 넘어가구. 윤기는 능숙하게 화두를 전환했다.



[셋째 주 스케줄 저녁에 비는 날 차 보낼게. 그날 와.]

“어, 저 둘째 주에도 하루 비는데. 그날은 안 돼요?”

[그날은 일이 있어.]

“무슨 일이요?”

[있어. 집안에서 하는 귀찮은 행사.]

“행사…?”

[넌 몰라도 돼.]



 윤기가 단정지었다. 선을 긋듯 매정하기까지 했다. 오히려 그게 호기심을 부추긴다. 그때, 누군가 복도 쪽을 지나가는 듯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지민이 흠칫하며 시간을 확인했다. 서서히 쉬는 시간이 끝날 때였다. 지민이 주인과 헤어져 아쉬워하는 강아지마냥 끼잉거렸다.



“저 근데 이제 그만 들어가 봐야 돼요.”

[그래. 연습 열심히 하고.]

“보고 싶으면 또 전화해도 돼요?”



 솔직한 애정이 성큼 또 다가온다. 멈칫하더니, 곧 낮은 음색이 들려온다.



[…한번 보고.]



 지민은 그것만으로도 좋아서 헤죽 웃었다. 사랑에 눈이 가려진 소년은 그 어느 답변이 돌아와도 좋았다. 꼭 할게요! 발랄하게 외친 지민이 전화를 끊었다. 끊어진 화면조차 쉽사리 끄지 못하고 잠시간 봤다.


 한 편으로 지민의 머릿속에는 윤기의 말이 남아있었다. 집안 행사. 지민이 눈을 가늘게 좁혀 떴다. 알아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







 주비서는 요즘 인생 살 맛이 났다. 매번 얼음으로 만든 칼을 품고 다니던 상사에게 부는 봄바람 탓이다. 물론 민윤기가 아주 점잖고 괜찮은 상사가 됐다는 건 아니다. 시린 눈으로 노려보기부터 하거나, 사람 숨 막히게 빠듯한 공기를 조성하지 않는다는 점 정도다. 그는 이제야 조금 사람 같았다. 전화를 하며 웃기도 하고, 기다리는 약속 날짜를 잡기도 한다. 사람을 보고 비웃음이나 조소가 아닌, 긍정적 감정으로 웃는 윤기를 주비서는 처음 봤다. 오죽하면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제 눈에 헛것이 보이나 싶었다.


 이 모든 건 그 아이돌 덕분이다. 뉴위크. 주비서는 이제 하도 들어 익숙해진 뉴위크의 컴백 타이틀곡 무대를 봤다. 정 가운데서 뼈가 부러지도록 춤을 추고 있는 아이돌. 주비서는 지민을 볼 때마다 신기했다. 이런 애가 어쩌다 9살이나 많은 연상의 남자가 좋다고 헤벌레하는 거지. 널리고 널린 게 또래의 예쁘고 꽃다운 아이돌인데. 사람의 취향이란 다양하다는 것을 그는 지민을 보며 다시금 깨달았다.


 어찌됐거나 그는 지금의 근무환경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비록 회의 중간 폰을 흘끔거린 윤기가 회의를 일찍 끝내거나, 보고 시간에도 지민의 연락을 확인하긴 했지만.


 주비서는 얼마 남지 않은 퇴근 시간을 기다렸다. 대주주와 잡힌 윤기의 저녁식사가 끝나면 오늘의 고달픈 하루가 종료되었다. 집에 가는 길에 아이들을 위한 케이크라도 하나 사갈까. 행복한 고민을 하며 프라이빗 룸으로 된 한정식 집 앞에서 서있는 중간. 그의 폰에 연락이 왔다.


[아이돌]


 그 애다. 이 연락도 주비서는 웬만큼 익숙해졌다. 종종 연락이 오곤 했다. 대부분 예의 바른 인사나, 윤기에 관해 묻는 것이었다. 비서님, 감기 조심하세요! 비서님, 부사장님은 뭘 좋아하실까요? 다시 생각해봐도 이런 애가 왜 제 상사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떠올리며 주비서는 전화를 받았다.



“예, 전화 받았습니다.”

[비서님!]



 호칭을 부르는 목소리부터 별똥별을 닮았다. 정화된다…. 세상에 묻은 찌든 때가 다 사라지는 것 같다. 절로 보호 본능이 들었다. 이런 깨끗한 인간 천연기념물은 보호해줘야 한다.



[잘 지내셨어요?]

“예, 지민군도 잘 지내셨나요.”

[네! 비서님이 투표해주신 덕분에 1등도 했어요.]



 주비서는 최근 음악방송 투표를 기억하니 자신이 더 뿌듯했다. 키우는 맛이 있었다.



“무슨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회사에서 파티가 있다고 하셨는데, 부사장님이….]



 파티라면 자선파티가 하나 예정되어 있었다. 말이 자선파티지, 서욱의 귀국을 알리며 뿌리 박기 위한 친목 행사였다. 윤기 역시 얼굴이 알려진 입장으로서 참여해야만 했다. 그에게 소식을 알렸을 때 한심해하는 표정에 주비서의 간이 떨렸었다.



“예, 있긴 합니다. 자선파티를 부사장님께서 말씀하셨나 보군요.”

[자선파티요? 아아.]



 지민이 이제 알았다는 듯 끄덕인다. 그러더니 기대감에 가득 차 묻는다.



[혹시 저도 거기 가도 돼요?]



 자선 파티에는 고위인사뿐만 아니라 유명인들도 방문했다. 성대하면 성대할수록 입지를 세우는데 좋았으니. 연예인이 그리 많진 않지만, 아예 없는 편도 아니었고 심지어 지민은 송영의 모델 중 하나였다. 참석을 원한다고 하면 문제가 될 일은 없었다.


 그런데 이것을 지민이 직접? 만약 윤기가 원했다면 직접 지시했을 터다. 초대장을 보내라고. 모든 일은 윤기의 허락을 맡아야 한다. 주비서가 대답을 못하고 있으니, 지민이 말을 추가했다.



[부사장님은 모르게 선물처럼 가고 싶어서요.]



 잠깐 인사만 하고 싶어서요. 기대감에 들뜬 마음이 주비서에게도 전달된다. 지민과 만나면 항상 끝이 좋긴 했다. 윤기가 매번 먼저 나서서 챙기는 유일한 사람. 거기다 인사만 잠깐이라면. 그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못할 윤기에게 말 그대로 선물이 될 수도 있을 듯했다. 주비서는 고민 끝에 승락했다. 예, 초대장 전달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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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3.01.10 01:26
    이번 편을 보니까... 어쩌면 제가 하도윤한테 너무 적대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도윤이도 지민이를 좋아했을 뿐인데.. 그냥 지민이가 윤기에게 느꼈던 감정을 똑같이 지민이에게 느꼈을 뿐인데... 그래도 지민이는 안된다 도윤아 다른 애 찾아보렴 뭐 지민이 같은 애가 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 진짜 민윤기.... 살짝 부끄러워하다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보면 되지 이러는 거 이런 민퐉스 잡아먹어 하 우리 지민이 배울게 많아... 우리 말랑이... 선물처럼 간다니 우리 지민이는 어쩜 말도 그렇게 이쁘게 할까... 현생 살다 와보니 도착한 토페님의 선물들... 저한테는 토페님이 선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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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백설탕 2023.04.01 17:59
    왠지 불안한 이기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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