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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하우스룰즈-do it!>




*국민 요소 존재










#을의 사정






“조명은 밝게 클래식한 느낌으로. 네, 알겠어요. 벽지는 푸른색으로요?”

“아이들방은 바다 같았으면 좋겠어요. 뭐랄까. 화려하면서 화려하지 않고 상쾌하면서 세련된 느낌이요. 작은 아들 꿈이 선장이거든요.”

“아 진짜요? 아드님이 벌써부터 꿈이 확실하니 좋으시겠어요.”

“그렇죠?”



 명품을 치장한 여성이 호호 웃었다. 아드님께서 사모님을 닮았나 봐요. 지민은 순하기 짝이 없는 미소로 맞장구쳤다. ‘화려하면서 화려하지 않도록’이라는 희대의 개소리도 무난하게 접수했다. 뭐든 당신의 말이 맞지만 절대 비굴하지 않게, 분위기는 말랑하게.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아이를 예비 멘사회원으로 만들어놓은 지민의 화술은 당연했다. 지금은 미팅 중이었고, 모든 권리를 가진 클라이언트에게 바짝 엎드려 기는 건 이 업계에서 대물림되는 방식이었다. 지민은 대화 내내 하나하나 여성에게 취향을 물어가며 소품들을 머릿속에 그렸고, 한참이 지나서야 호전적인 분위기의 미팅이 마무리됐다.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역시 지민씨는 믿을만 하네요. 뱅크 오브 아메리카 본사 인테리어 작업에도 참여하셨다면서요.”

“칭찬 감사합니다. 열심히 일하다보니 좋은 기회가 있어서 참여했었어요.”



 비록 34층 하나였지만. 뒷말은 쏙 뺀 지민은 깔끔한 미소를 보이며 유능함을 뽐냈다. 실제로도 거짓은 아니다. 런던 디자인스쿨 유학, 국내에서 손꼽히는 회사에서 인턴 1년, 뉴욕시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골드키 수상. 여러모로 현대사회에서도 손꼽히는 우수한 스펙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음 주에 현장에 방문하려는데 시간 괜찮으신가요?”



 그린 듯한 미소를 걸치고 다음 약속까지 얻어낸 지민은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난 여성을 마중까지했다. 살펴가세요. 깔끔하고 센스있는 미소를 내내 걸치고 있던 지민은 고급 세단이 멀어지자마자 차를 마시던 테이블에 무너지듯 털썩 앉았다.



“…죽을 거 같다….”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은 매번 진이 빠진다. 표면상 직업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지만, 그 안을 파고 들어가면 복잡해진다. 지민이 속한 회사의 주고객층은 돈이 많은 상류층이었다. 그들은 늘 원하는 것이 많았다. 최고급 퀄리티의 디자인 작업은 물론이요, 친절한 서비스, 수다를 들어줄 방청객. 솔직히 말하자면 도면을 그리는 작업이 30퍼센트, 취향에 맞춰 광대에 경련이 나도록 예쁜 미소를 짓고 클라이언트를 응대하는 작업이 70퍼센트였다. 상류층 전용 인테리어 디자인, 그런 타이틀을 걸고 회사는 창립 1년이라는 짧은 시간치고 입소문을 타고 많이 유명해져서, 모든 사원들이 개같이 굴러야만 회사를 찾는 사람들의 요구를 다 채울 수 있었다.


 돈 많이 모으면 뜬다…. 지민은 뻐근한 뒷목을 주물럭거리며 허리를 두들겼다. 오늘 남은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은 하나다. 다음 약속장소는 청담의 어느 개인주택이었다. 지민은 차키를 들고 주차장을 향했다. 말끔하게 주차되어있는 중형차가 지민을 반겼다. 뽑은지 1년도 되지 않은 신형이었다. 오구오구 내 새끼.



“아빠랑 가자~”



 지민이 경쾌한 발걸음으로 차에 탑승했다. 막 엑셀을 밟으려는 순간, 지민은 가디건에 넣어놓은 폰에서 울리는 진동을 느꼈다. 클라이언트인가. 그러나 클라이언트가 아닌 지민이 익히 알고 있는 이의 짤막한 문자 몇 개가 화면에 차있었다. 발신자 ‘모델 전정국’으로부터.



[형 나 헤어졌어요]

[주아누나랑]

[지금 와주면 안돼요?]



 지민은 하마터면 손에서 폰을 미끄러뜨릴 뻔했다. 잠깐, 잠깐만.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이 여러 차례 꿈뻑거렸다. 짝사랑하는 상대의 이별소식을 듣는다면 누구라도 이런 반응일 것이다. 떨리는 손으로 폰을 고쳐잡았다. 헤어졌다고? 지민은 머리가 뻑뻑해지는 기분이었다. 박지민의 운명의 짝사랑 상대, 광고계의 블루칩, 떠오르는 혜성 신인 톱모델 전정국이 지난해 여우주연상을 탄 김주아와 스캔들이 터진 게 불과 일주일 전. 호텔 수영장 데이트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찍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게 정말로, 1분 1초도 보태지 않고 일주일 전이었다. 동시에 박지민이 울면서 소주를 여섯병을 깐 것도 일주일 전이었다.



“하…뭐하자는 거야.”



 지민은 머리를 쥐어뜯듯 쓸어 넘겼다. 가장 먼저 지민의 머릿속으로 떠오른 의문은 ‘왜’였다. 핸들에 엎어져 얼굴을 묻었다. 정리하려고 했는데. 드디어 지긋지긋한 2년짜리 짝사랑을 끊으려고 했는데. 정말 등신호구라고 손가락질 당해도 할 말이 없다. 섹스파트너 역할이나 계속하면서, 잠깐 헤어졌다고 희망 갖는 거야? 질질 짜면서 짝사랑같은 거 안하겠다고 결심한 넌 어디갔어. 지민아 정신 차려라. 앞에 삼천만원이랑 약속 잡은 건 알지?



[죽을 거 같아서 그래요]

[위로 해주면 안돼요?]



 근데 죽을 거 같다잖아…. 지민은 말랑한 떡같은 제 허벅지를 꾸역꾸역 꼬집었다. 안 돼! 안 돼! 정신차려! 미쳤어? 또 이 짓을 한다고? 사랑에 빠지면 자발적 을의 역할을 자처하는 과거를 지금이라도 청산해야한다. 깊은 심호흡을 한 지민은 문자를 답장했다. 정국아 미안한데 내가 지금 앞에 일이 있어서….



[보고 싶어요 형]

[안오면 죽을 거예요]



“…….”



 나는 죽을 때까지 을이다. 이미 코에 코걸이가 걸렸어. 지민은 폰을 내려다보다 핸들을 꺾었다. 급발진이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았다.







 평일 오후의 도로는 한적했다. 지민은 면허를 딴 뒤 한 번도 밟아본 적 없는 속도를 내 차를 몰았다. 왜냐하면, 그 죽는다는 마지막 문자를 끝으로 실제 전정국이 연락을 받지 않은 탓이었다. 1분이 지날 때마다 심장이 1센치미터씩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정국아, 제발, 시발, 흑흑.”



 이상한 단어의 나열을 조합하며 지민은 문자를 보냈다. 정국아 내가 지금 가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정국아. 근데 정국아 어디에 있니. 어디에 있는지 알려줘야 형이 가지. 가서 시체 발견하는 건 아니지? 약 30건의 문자를 보냈을 즈음, 드디어 폰에 진동이 왔다. 지민은 화색을 띄우며 상단바를 확인했다. 그러나 반가운 주인을 찾은 강아지마냥 활짝 펴졌던 지민의 얼굴은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박지민 고객님을 위한 특별세일!



“어플 삭제를 해야, 억!”



 쿵, 거친 진동이 앞에서부터 퍼져왔다. 지민은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고개가 푹 꺾여 켁 목 졸린 소리를 냈다. 혀를 씹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서서히 지민이 고개를 들어 올리고 그 앞에 보이는 건 너무나도 가까이 붙어있는 슈퍼카 한 대. 지민은 육성으로 내뱉었다. 미친. 당장 폰 따위는 던져버리고 튀어나가 창문을 두들겼다.



“살아있으시죠!?”



 안전벨트 덕분이지 자신은 큰 부상이 없었지만 꽤나 세게 박았다. 도로 한복판에서 교통사고를 내는 건 또 처음이라, 지민은 허겁지겁 내려가지 않는 창문을 재촉했다. 괜찮으시죠? 잠시 문 좀 한번만 열어주세요! 마침내 검게 코팅된 문이 지이잉 내려간다. 미간을 짙게 모으고 있는, 아무리 순화시켜도 험악하다는 말이 나오는 표정의 남자가 앉아있었다.


 침을 꿀꺽 삼킨 지민은 그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예측을 했다. 하나같이 안 좋은 예상만 떠올랐다. 꾼? 전문 장기 밀매업자? 돈세탁 전문? 아니면 깡패? 체구를 보니까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재빨리 눈치를 살핀 지민은 사과부터 건넸다. 다행히 심각한 표정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친 기색은 없다.



“괜찮으세요? 정말 죄송해요. 제가 운전을 하다 한 눈을 팔아서 그만, 진짜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피는 안 나…나, 나네요.”



 왜 지금 나냐…. 지민은 품 안에서 부지런히 손수건을 꺼내 허연 이마에 꾹 눌렀다. 의뢰주를 만날 때면 늘 넣고 다니는 습관 덕분이었다.



“많이 놀라셨죠?”

“정신적으로 극심한 충격을 받은 건 아닌데 그쪽의 끔찍한 운전 실력에는 감정적으로 많이 놀랐네요. 명함 주세요.”

“…네?”

“명함이요.”



 남자는 신경질적으로 지민의 손을 쳐냈다. 피가 머리에서 줄줄 나는데 이성은 멀쩡해 보인다. 아 잠시만요. 거절 따위 생각할 시간 없는 지민은 더듬거리는 손으로 급히 수트 안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명함을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먼저 지금 병원으로 같이….”

“됐습니다. 나중에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보험사에나 연락하세요.”

“피가 많이 나시는 거 같은데요?”



 그쪽 얼굴이 지금 누가봐도 차에 치인 사람 얼굴이에요…. 지민은 침을 꿀꺽 삼키고 친절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같이 병원 가셔서 진료 받는 게 나으실…악!”



 지이잉, 남자는 대꾸도 없이 창문을 올렸다. 손이 끼일 뻔 했다. 지민은 제 품으로 손을 답삭 끌어와 놀란 눈을 댕그랗게 떴다. 뭐지…? 이 개념 없는 행동은?



“저기요? 저기…!”



 벤츠는 순식간에 지민을 도로에 버리고 떠났다. 뭐 저런…. 황당함에 허, 하는 지민을 깨운 건 빵빵거리는 클락션 소리들이었다. 아, 거기 도로에 전세 냈어요? 빨리 비켜요! 지민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앵무새처럼 고개를 숙이며 도로 차에 올라탔다. 불행 중 다행인지 드디어 문자가 와있었다. 여기 A호텔이에요.






 호텔로비를 밟고 룸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코스동안 지민은 복잡한 생각이 오고 갔다. 왜 많고 많은 장소 중 하필 호텔일까. 이해는 한다. 한창 떠오르는 샛별스타에, 톱배우와의 스캔들에, 전정국이 얼굴을 내민다고 하면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 밀 파파라치들은 많았다. 아무나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호텔은 좋은 선택이었다. 뭐 그런데 호텔 말고 비밀카페나 집이나 차안이나…들어가자마자 옮기자고 하면 이상해보이려나. 다른 장소들을 떠올려보던 지민은 눈물을 머금고 호텔룸 문 앞에서 깊은 심호흡을 했다. 넌 왜 하필 우리가 처음 섹스했던 호텔로 온 거니. 지민은 초인종을 눌렀다.



[…형?]

“응 나야.”



 지민이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벌컥 문이 열렸다. 혀엉…. 정국은 복 받친 듯 지민을 끌어안았다. 환하게 웃으며 요구르트를 마시던 광고 속 말끔한 얼굴과 달리 토끼같이 큰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눈밑은 거뭇거뭇했다. 그런 몇 가지 마이너스 상태가 그의 얼굴에 나타나있었지만, 국민 남동생이라는 타이틀을 거저 얻은 건 아닌지 여전히 잘생긴 얼굴이었다.



“응, 근데 정국아 잠깐만 우리 안으로 들어가자.”

“아.”



 그제야 깨달은 듯 정국은 경계하며 호텔룸 밖을 둘러보았다. 정국아 그거 이미 너무 늦은 행동 같거든. 사진 찍혔으면 백 장은 찍혔을 거야. 속마음을 말하기도 전, 지민은 정국에게 이끌리듯 룸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정국아, 천천히, 헉!”

“형 괜찮아요? 다쳤어요?”

“아니야. 괜찮아 그냥 넘어질 뻔 했어. 그런데 꼴이 대체….”



 호텔 안은 난장판이었다. 굴러다니는 술병은 족히 열병이 넘었으며 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깨부숴진 유리컵도 있었다. 지민이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정국은 깨진 유리조각들을 대충 발로 밀었다.



“야! 그걸 그렇게 하면!”

“상관없어요. 괜찮아요. 형 이리로 와요.”



 정국이 이끄는 곳은 푹신한 호텔 쇼파였다. 지민은 멈칫했다. 이건 너무 뻔했다. 위로지…위로긴 하지…. 평소라면 박지민은 전정국과 생각 없이 침대 위를 한 몸이 되어 굴러다녔을 터였다. 비록 섹스파트너라는 명목이지만 지민과 정국 사이에서는 달달한 대화도 오고갔고, 관계가 끝이 난 후에도 서로에게 쪽쪽거리며 입맞춤도 했다. 그래, 꼭 실제 연인처럼.


 하지만 이제 더는 안 된다. 오긴 했지만, 죽을 거 같다는 말에 자석이 이끌리듯 왔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정국과 몸을 섞고 나면 과연 무엇이 남는가.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지민은 멋쩍은 미소로 웃으며 정국의 가슴팍을 밀어냈다.



“정국아 내가 사실 지금 일하다가 나온 거라서….”

“…그래요? 안 되는 거예요?”



 정국은 상처받았다는 듯 입술을 꾹 물었다. 어, 어? 지민은 머뭇거렸다. 아아 사랑 앞에서 약한 것이 사람이라 했으니. 눈동자만 흔들던 지민은 곧 머리를 쓸어 넘겼다. 사랑이 위대하다는 말은 진실이다. 사랑은 당장 눈앞의 삼천만원짜리 미팅보다 위대했다. 그리고는 배시시, 더없이 야살스럽게 웃으며 셔츠 단추를 위에서부터 툭툭 풀어냈다. 맨 가슴팍이 느릿느릿하게 드러난다.



“돼.”



 그 말을 끝으로 정국은 지민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나 못 돌아간다는 문자 한통만…아니, 정국아? 내가 개밥이니. 이렇게 급하게, 읏, 뜯어먹게. 아니야, 아니야. 계속 해. 지민은 보이지 않도록 짧은 한숨을 쉬었다. 일단 한번 하고 해야겠다.










#또 다른 을의 사정





 윤기는 병원 주차장 운전석에서 핸들을 꾹 쥐고 앉아있었다. 찡그려진 미간이 썩 좋게 보이진 않았다. 네 회사 한순간에 말아먹는 걸 보고싶은 거냐? 누구 자본으로 시작하고 누구 손에 주식들이 몰려있는지 생각해라. 설마 눈에 보이는 게 전부라고만 생각하진 않겠지? 방금 들은 협박을 다시금 되새겨본 윤기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아들 회사 주식 붙들고 협박하는 아비는 전세계에서 손에 꼽을 거다. 열이 받아 머리가 지끈거리는 걸 보니 병실에 누워야 할 사람은 자신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 윤기는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이 진행 중인 세부 리조트에서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윤기야 아버지가 위독하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단다. 아들 된 도리로 벌떡 일어나 비행기를 잡았고 새벽을 갈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개인병실로 직행했다. 아버지! 민윤기는 뛰어들어가며 외쳤다. 그러나 보이는 광경은 문자를 보고 펼칠 수 있는 모든 상상과는 꽤 멀리 떨어져있었다. 호스도, 삐삐거리는 기계음도, 다 꺼져가는 목소리도 없었다. 그래도 애비가 위독하다니까 바로 오긴 오는구나. 고상하게 참외를 한입 베어물며 말하는 민회장은 지극히 멀쩡해보였다. 아버지 왜 살아계세요…? 윤기는 얼빠진 얼굴로 다소 패륜적인 발언을 던졌고, 민회장은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라 욕하며 윤기를 향해 먹던 참외를 던졌다.


 결론적으로 민회장은 종이에 베인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 민회장은 아들의 십억 단위 거래를 말아먹고 뻔뻔하게 말했다. 내 눈 감기 전에 네 짝은 보고 죽어야겠다. 가서 만나는 사람 데려와라. 윤기는 떨떠름하게 콧잔등을 긁었다. 없는데요. 이 놈아 뭘 했길래 스물아홉까지 애인 하나 없어? 그러게요. 아버지 닮아서 매력이 없어요. 윤기는 삐딱하게 대답했다. 민회장은 머지않아 불벼락같은 고함을 외쳤다. 썩을 놈의 자식! 그는 진노하여 애인을 데려오지 않으면 실행하겠다는 온갖 협박 리스트를 줄지어 외쳐댔다.


 윤기는 대처방법을 강구했다. 클라이언트랑 다시 약속 잡고, 선물도 몇 개 챙겨서 넣어주고. 다음 주까지 애인은 아무나 만들어서 데려가고…내가 왜 이딴 고민을 해야 되지? 시발. 침착해지긴커녕 윤기는 분노를 터뜨리며 화풀이하듯 클락션을 크게 울렸다. 윤기는 이쪽을 흘긋거리는 경비원을 눈치 채고 차를 출발시켰다. 우선 잠부터 자야겠다. 민회장이 사망하면 벌어질 모든 일을 예상하며 계획을 세우느라 비행기에서 뜬 눈으로 보냈다. 현재 민윤기의 기분은 일생 중 가장 좋질 못했다.


 일주일만에 괜찮은 애인이 생길 확률을 생각해보자. 별똥별에 소원 빌면 애인이 하늘에서 떨어질 확률. 아니면 밭에서 뽑아온 무가 애인으로 변할 확률. 유전자 섞어서 복제인간을 만들 확률. 복제인간이 인권을 얻어 애인이 되어줄 확률. 깔끔하게 일회용 만남으로 헤어져 줄 확률. 차라리 무성애자라 선언한 뒤 가출을 하고 현상수배 당하는 편이 빠를 터였다. 윤기는 쓸데없는 감정소모를 하는 것도,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귀찮았다. 새로운 일은 새로운 환경이 나타나며 시작된다. 전무라는 호칭이 익숙해진 지금, 윤기는 굳이 어떤 형태로든 변화라는 것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뒤졌으면 좋…컥!”



 윤기가 짜증스레 머리를 긁적인 그 때였다. 쾅, 커다란 충격이 뒤통수를 때렸다. 억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반동으로 핸들에 이마를 박았다. 아버지가 배신으로 뒤통수를 때리더니, 실제로도 뒤통수를 맞았다. 머지않아 누군가 창문을 쾅쾅 두들겼다.



“살아있으시죠!?”



 세상 하직할 뻔했다. 머리가 댕댕 울렸다. 윤기는 눈을 깜빡거리며 흐릿한 시야를 복구했다. 정신이 얼얼하다는 말이 뭔지 알겠다. 쾅쾅! 괜찮으세요!? 창문을 부슬 듯 두드리는 충격에 골이 더 울리는 거 같다. 윤기는 신경질적으로 창문을 열었다. 어떤 미친새끼가 도로 한복판에서 사고를 내.



“괜찮으세요? 정말 죄송해요. 제가 운전을 하다 한 눈을 팔아서 그만, 진짜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피는 안 나…나, 나네요.”



 윤기는 축축한 이마를 손으로 만졌다. 아무래도 오늘은 민윤기 인생 그래프가 최하점을 찍는 날인 듯했다. 비행기에 올라탄 순간부터 잘못됐다. 차라리 태평양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조난당하는 게 나았다. 윤기는 모든 게 짜증이 났다. 핸들에 박아 찢어진 아파서인지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모르겠다. 그는 어느새 손수건으로 제 이마를 꾹 누르는 손을 신경질적으로 쳐냈다.



“많이 놀라셨죠?”

“정신적으로 극심한 충격을 받은 건 아닌데 그쪽의 끔찍한 운전 실력에는 감정적으로 많이 놀랐네요. 명함 주세요.”

“…네?”

“명함이요.”

“아 잠시만요. 여기 있습니다. 먼저 지금 병원으로 같이….”

“됐습니다. 나중에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보험사에나 연락하세요.”

“피가 많이 나시는 거 같은데요?”



 받은 명함을 대충 수트 주머니 안쪽에 찔러넣은 윤기는 창문을 지이잉 올렸다. 저기! 악! 아슬하게 남자는 허겁지겁 창문 안쪽으로 밀어 넣었던 손을 빼냈다. 손수건으로 대충 피를 지혈하고 옆으로 던졌다. 몰라. 피곤해. 졸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돌로 변할래. 누워있고 싶어. 전투적으로 차를 몰아 고급오피스텔 주차장에 도착한 윤기는 침대 생각만이 간절했다. 딱 원하는 대로 침대에 누워 잤으면 소원이 없었는데.


 지문인식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 그 순간.



“아, 자기, 더 세게! 하, 좋아, 으응!”



 헐떡이는 신음소리가 현관문을 뚫고 들렸다. 윤기는 멍한 정신으로 생각했다. 핸들에 머리를 박으면서 뇌세포가 망가지기라도 했나. 아니면 이미 죽어서 천국인가. 그도 아니면 서서 자고 있나. 자이야아, 너무 조, 흣! 아니다. 이건 실제다. 윤기는 계속해서 울리는 신음소리를 배경음으로 현관에 흩어진 신발을 살폈다. 늘 고용인이 깔끔하게 정리해놓는 현관이 지저분했다. 불행의 증조로 운동화, 구두 종류 상관없이 열 켤레 이상 흩어져있었다. 좀, 아니 상상 이상으로 불길했다. 지저스. 집안은 윤기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최악을 넘어서있었다.



“…….”



 광란의 난교파티였다. 그것도 게이난교파티. 거실의 쇼파에 세 명이 엉겨붙어있었고, 방금 지나온 화장실에서 두 명이 진한 키스를 나누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식탁에서 한 명은 조리대에 엎어져있었고 다른 한 명이 그 위를 올라타 있었다. 허억! 긴 신음을 끝으로 몸을 섞은 두 명분의 하얀 액체가 튄다. 숟가락과 젓가락, 식기를 보관해놓는 주방기구 위로. 윤기는 후회했다. 아까 그냥 길에서 죽을걸. 아니 역시 비행기가 추락했어야 한다. 그럼 남의 정액이 제가 먹는 숟가락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안 봐도 됐을 텐데.


 오늘은 대체 무슨 날일까. 수십억 달러를 잃고 차에 치이고 집에서는 섹스파티가 열리는 날. 집에서 서커스가 열렸어도 이런 기분은 아니었을 거다. 신도 너무한다. 내가 오늘 뭘 잘못했더라. 윤기가 현실감이 없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는 사이, 식탁에서 질펀하게 섹스를 즐기던 인물 중 한 사람이 윤기를 발견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남자가 진득한 성적의미를 담아 윤기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이름이 뭐예요? 윤기는 미간을 찡그린 채 물었다.



“누군데 남의 집에 있습니까?”

“뭐야. 파티하러온 거 아니에요?”



 내 집에서 언제 내가 모르는 파티가 열린 거지?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최자한테 초대장 받은 거 아니에요?”

“…주최자?”

“네, 명환이요.”



 윤기는 찬물이 머리 위로 쏴아 부어지는 감각을 느꼈다. 집까지 드나들 정도로 친한 몇 없는 인간관계중 명환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유, 윤기씨!”



 바로 고용인이었다. 나체차림으로 큰방에서 뛰쳐나온 고용인이 윤기를 보고 꽥 비명을 질렀다. 흡사 귀신이라도 만난 것처럼 파랗게 질려서.



“어, 어, 어, 어떻게 지금 돌아오셨어요!? 출장은 3일 뒤에 끝…!”

“…명환씨.”



 쇼파에서 뒹굴던 무리도, 안방에서 연이어 명환을 따라나온 남자들도, 식탁에 있던 남자도, 윤기 앞에 선 남자도 모두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조용한 그 분위기에 화장실 쪽에서 들려오는 신음이 끼얹어졌다. 씨발, 존나 좋아, 아! 윤기는 삐그덕삐그덕 고장난 로봇처럼 파르르 떨리는 입꼬리를 들어올려 간신히, 정말 간신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명환씨 손님들 좀 내보내줄래요?”












 윤기는 현기증이 핑 돌았다. 오늘 하루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는 모두 받아서인지 비틀거리며 식탁 의자를 빼 앉았다. 불행한 민윤기의 날 마지막 코스는 고용인과의 호모포비아 논쟁이었다. 호모포비아! 차별주의자! 나를 자르겠다구요? 고용인은 단혼한 윤기의 판단에 씩씩거렸고, 윤기는 말도 안 된다며 변명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벌써부터 혐오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잖아요! 덕분에 그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게이를 사랑한다는 연설을 하고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왜 나한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거지…? 생각하며 스트레칭 하듯 고개를 빙글 돌린 윤기는 수트 재킷을 벗었다. 그리고 그의 발밑으로 툭 떨어지는 하얀 명함 하나. 윤기는 허리를 숙여 명함을 주워들었다.


 박지민. 세렌디피티 소속 수석 인테리어 디자이너.


 명함을 대충 식탁에 던진 윤기는 담배를 꺼내물었다. 세렌디피티면 한번 들어봤던 이름이다. 어디서 들었더라. 머리를 긁적인 윤기는 계속해서 되뇌었다. 세렌디피티, 세렌디피티…. 아. 그때 거기서 들었다. 윤기는 조선시대 기왓집을 쏙 빼온 큰형의 집들이 날을 기억해냈다. 인테리어 어때? 좋지? 그래. 형 취향이긴 하네. 조선시대 같아. 저 아궁이는 진짜야? 전기밥솥이 없는 집이라니. 다음부터는 다신 안 올게.


 멍하니 명함을 바라보던 윤기의 눈동자가 빙그르르 굴러간다. 게이섹스파티. 명함. 게이섹스파티, 그리고 또 명함. 연이어 머리를 동동 떠다니는 민회장의 협박. 



“…아.”



 윤기는 정말 아무나, 이 위기를 넘겨줄 아무나 필요했다. 깔끔하게 일회용으로 써먹을 누군가가. 그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고, 언제든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관계. 질척거리지 않으면서 서로에게 관심 한 푼 주지 않는. 먹이를 낚는 매처럼 눈을 번뜩 빛낸 윤기는 그 즉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비서.”

[예, 전무님.]

“가서 쇠파이프 하나만 구해다주세요. 부탁합니다. 가능한 빨리.”



 있는 거 같다. 일주일 만에 적당한 애인을 찾아올 수 있는 방법이.











 강비서는 운전하면서 흘끔흘끔 조수석에 앉은 쇠파이프를 훔쳐보았다. 대체 이런 쇠파이프가 왜 필요하단 걸까. 통칭 회사 내 엘리트라 칭해지는 민윤기의 명령치고는 이례적이었다. 설마…사람 패려고? 강비서는 이내 에이, 하고 하하 웃었다. 우리 전무님이 설마!


 강비서는 굳게 믿고 있었다. 민회장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금수저 민윤기는 단순히 운빨 좋은 금수저가 아니다. 우리 전무님이야 말로 차세대 명택그룹을 이끌어갈 후계자지. 명패를 걸자마자 싱가폴 상가도시 재개발권을 따낸 것도, 곧장 명택파크 건설 프로젝트를 제안한 이가 누구란 말인가? 물론 아직까지 눈에 띄는 특별한 성과를 낸 적은 없지만 이 추진력과 결단력, 그리고 이해득실을 빠르게 따지는 머리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할 터였다. 뭐 현실은 계속되는 명택물산 적자와, 그 적자덩어리를 상속받은 민윤기를 향해 민윤기 사생아설이 파다하게 퍼져있는 게 전부지만.



“전무님!”



 강비서는 쇠파이프를 들고 주차장에 서있던 윤기에게 뛰어가 내밀었다.



“고마워요 강비서.”

“무슨 일에 쓰려고 하시는 겁니까?”

“아.”



윤기가 손목에 찬 시계를 풀고 소매를 접어 올렸다.



“딱히 강비서가 상상하는 위험한 일들은 아니고, 뭐 좀 개인적인 일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언제 위험한 일 벌인 적 있습니까.”



 네…지난번에 태풍 치는데도 회의하러 가야 한다고 배 띄우셨잖아요…. 윤기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강비서를 향해 손짓했다. 다칠수도 있으니 나오세요. 네? 다쳐요? 아. 강비서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윤기의 뒤로 물러섰다. 쇠파이프가 번뜩 허공을 갈라 벤츠의 뒷범퍼에 안착했다. 쇠파이프와 슈퍼카 사이의 마찰음이 주차장을 깡깡 울렸다. 강비서가 경악으로 입을 떡 벌렸다. 한참이나 자동차를 패던 윤기가 물어왔다.



“이 정도면 심각해보입니까?”

“네, 네?”

“죄책감이 들어요?”

“네, 아, 아주 심각해보입니다.”

“좋아요. 잘 썼습니다. 이제 가져가세요.”



 강비서는 벤츠가 처참하게 망가진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차를 부신 민윤기의 뒤태에서 올 한해의 수확을 거둔 농부처럼 뿌듯함이 엿보였다. 하얀 이마 위로 송글송글 땀방울이 솟아났다. 민윤기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더니 달랑거리는 번호판을 발로 툭툭 쳐 떨어뜨리는 마무리 작업까지 진행했다. 윤기는 상쾌하고 뿌듯하게 웃으며 폰을 꺼내 찰칵 사진을 찍었다. 그러더니 명함을 꺼내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었다.



“오늘 차사고 당한 사람입니다. 네, 맞습니다. 만났으면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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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장 슈짐 계약연애물이 될 거 같습니당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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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2018.06.10 06:05 SECRET

    "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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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사랑해요 2018.06.10 08:17
    토페님... 정말 이 벅찬 기분을 어찌 설명해야 할까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글 올리신거보고 깜짝놀라서 제자리 앞구르기 먼저 하고 경건하게 글을 봤는데 너무....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 계약연애 이런거 너무 좋아하는데 더더 좋아하는 토폐님의 구상력과 문체를 만나니 정말 한달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 기분이에요...시작은 윤기가 갑 지민이가 을인 연애지만...왠지 나중에는 뒤바뀔것 같은 그런 느낌...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저는 다음편을 위해 백만년도 기다릴수 있어요 정말 항상 행복하시고 돈 많이 버시고 건강하시고 또 건강하시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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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틱뽀요 2018.06.10 09:21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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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owerspell 2018.06.10 10:55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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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븐 2018.06.10 11:49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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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개마니마니 2018.06.10 12:16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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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reuu 2018.06.10 12:39
    헐ㄹㄹ 토페님 ㅠㅠㅠㅜㅜ 신작이라니요ㅠㅠㅠㅜㅜ 진짜 감사합니다ㅏㅏ 한 글자 한 글자 소즁히 읽었어요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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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라 2018.06.10 12:41 SECRET

    "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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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페님러뷰 2018.06.10 12:57
    토페님 넘넘넘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계약연애 슈짐ㅠㅠㅠㅠㅠㅠ이라ㅏㅜㅜㅠㅠㅠ니ㅠㅜㅜㅜㅜㅜㅜㅜ윤기 성격 넘 취저ㅠㅠㅠ퓨ㅠ 토페님 글은 언제봐도 최고예요ㅠ 가뭄에 단 비같은 글이네요ㅠㅠㅠ감사합니당ㅠㅠㅠ퓨ㅠㅠㅜㅂ복받으세요 알라뷰..ㅠ0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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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 2018.06.10 15:14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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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 2018.06.10 16:03
    세상에 토페님... 슈짐+계약연애라니....! 슈짐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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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엔 2018.06.10 16:06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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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나 2018.06.10 20:22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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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굥기 2018.06.10 21:13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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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월 2018.06.10 21:55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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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쏘 2018.06.10 23:44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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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깅꼬 2018.06.11 00:24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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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비지미 2018.06.11 03:01
    계약 연애 좋아하는데 ㅠㅠㅠ 대박이네요 ㅠㅠㅠ 윤기는 시크하고 지민이는 친절한데 반대되는 둘이 만나서 어떤 케미가 나올 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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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뚜야 2018.06.11 17:46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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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s 2018.06.12 14:06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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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월드 2018.06.12 19:27
    계약연애물이라니ㅜㅜㅜ 너무좋습니다ㅜㅜㅜ얼른 지민이와윤기의 계약연애스토리를 듣고싶네요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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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해 2018.06.13 13:08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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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연 2018.06.13 16:58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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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찜둥아 2018.06.13 17:37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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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아용조아 2018.06.13 21:59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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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대포갈매기끼룩 2018.06.13 23:29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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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개한침침 2018.06.13 23:30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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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happy 2018.06.16 00:10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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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페님사랑해요 2018.06.22 04:50
    토페님 글은 언제 읽어도 영화한편을 보는듯한 짜릿힐 필력이에요ㅜ 아정 아닌 다른 글 연재해주시다니.. 63빌딩에서 고공낙하 하며 외치고 싶어요 토페님 을의사정 연재하십니다!!!!!!세상사람드으으으을!! 쏴랑함미다 토페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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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맹이 2018.06.23 01:38 SECRET

    "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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